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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장비의 얼굴 생김새는 어땠을까

행운가득하루 2023. 1. 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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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 1회에서는 장비를 소개할 때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키가 8척에 표범 같은 머리, 번쩍이는 눈, 근육질의 아래턱, 호랑이 같은 수염에다, 목소리는 우레와 같고 힘은 거친 말과 같다

 

거친 남자에 추남의 전형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성도(成道) 무후사(武候祠)에 있는 장비의 인물 조각상의 생김새도 겁나는 얼굴이다. 옛날부터 무후사의 인물 조각상은 대부분 소설에서, 즉 거의 삼국지연의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장비의 얼굴이 검은 것은 주로 야담가와 연극의 인물 이미지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중국의 연극에 등장하는 과장된 인물 분장은 사회적 의의가 있어서,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사람들의 도덕적 평가와 미의식이 담겨 있다. 장비를 표현하는 검은 분장은 바로 검은 얼굴로써 강직함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녹색 분장은 잔인함을 표현하며, 흰 분장은 엉큼함을 표현하고, 붉은 분장은 충의를 표현한다는 등의 연극의 분장 약속과 일치한다.

 

인물의 조각상과 연극의 분장은 소설 묘사에 의거하여 만든 것으로 재창조의 결과이다. 삼국지연의에서 보이는 장비의 인품에 대한 묘사는 솔직하고 거칠며 악을 미워하는 사람의 전형이다. 예컨대 화를 못 참고 독우(督郵)를 채찍질한 것이나, 유비가 제갈량(諸葛亮)에게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예를 다하는 장면에서 나타낸 불평스러운 태도 등인데, 장비의 호탕하고 솔직한 성격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또 조조를 섬긴 관우에 대해 의심을 품었던 이야기나, 고성(古城)에서 영웅이 회합하는 장면에서는 거칠고 난폭해도 세세한 곳에 신경을 쓰는 인물이다. 더욱이 장판교(長坂橋)에서 세 번 호통을 쳐서 적을 움츠러들게 한 그 모습은 얼마나 용맹스러운가.

 

의형인 관우의 원수를 토벌하기 위해 장비가 죽음을 맹세하는 장면은 또한 얼마나 의리에 불타는 모습인가? 요컨대 삼국지연의가 만들어 낸 장비의 인물 이미지는 난폭하고 거친 장비로 후세에 하나의 유형이 되었다. 그럼 실제로 장비의 용모는 어떠했을까. 관련 자료를 분석해 보면 삼국지연의에 그려져 있는 것과 같은 추남이 아닌 것은 확실해 보인다.

 

 

나관중은 장비의 이미지에 대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인식을 토대로 해서, 그가 술을 팔고 돼지를 파는 장사를 했다고 쓰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민간 설화도 많아서 오늘날에도 중국의 도축업에 관계하는 사람들은 장비를 자신들의 원조로 숭배하고 있다. 그러나 장비의 집안이 대대로 탁군에 살았고 전답과 금전도 충분했다는 것을 보면, 그의 출신은 낮은 신분이 아니고 일정한 지위를 갖는 상인 계층에 속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관중이 그런 장비는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일자무식에다 거칠고 난폭한 덩치 큰 남자이다. 그러나 그는 원래 시문에 능할 뿐 아니라 서화에도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었다. 또한 소인을 귀여워하지 않고 군자를 경애하는성품의 인물이었다. 이런 것을 보면 확실히 장비는 도리를 모르는 거칠고 난폭한 남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장비와 두 딸은 전후로 유선(劉禪)의 황후, 즉 대장후(大張后)와 소장후(小張后)가 되었다. 봉건 사회의 황제 대다수는 호색가였다. 만약 장비의 딸이 뛰어난 용모가 아니었다면, 또 조금이라도 표범 같은 머리에 번쩍이는 눈을 하고 있었다면, 유선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실수를 범했을 리가 없다. 이런 것을 보아도 역사상의 장비는 뛰어난 풍채의 당당한 사내 대장부였음에 틀림없다.

 

어찌됐든 표범 같은 머리에 번쩍이는 눈, 근육질의 아래턱에 호랑이 같은 수염이라는 것은 소설가가 인물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창조한 묘사일 뿐이다. 장비의 용모가 어떠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그렇지만 이상의 분석에서 보아 장비의 이미지와 성격은 삼국지연의에 의해 대대적으로 다시 만들어진 것이 확실해 보인다. 소설과 실상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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